어스본 소식
세계적인 영국 어린이 출판사 <어스본>의 창립자, 피터 어스본
우리 곁을 떠나다.
2023년 3월 30일 목요일 오전, 어스본 출판사의 창립자인 피터 어스본 회장이 런던의 자택에서 만 85세의 나이로 영면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아내 웬디, 자녀 니콜라와 마틴, 다섯 손자와 손녀가 그의 곁에서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습니다.
피터 어스본 회장은 탁월한 감각으로 모든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책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는 ‘Doing things better’ 라는 신념과 아이 같은 호기심, 열정으로 어디를 가든 주변을 환하게 밝혀 주었습니다. 또한 그는 뛰어난 출판인이었고, 영감을 주는 지도자였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너그러웠습니다. 피터 어스본 회장과 함께했던 모든 이들은 오래도록 그를 그리워할 것입니다.
아버지의 뜻을 기리며 - 니콜라 어스본
“오늘 아침,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께서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우리 모두는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아버지를 그리워할 것입니다. 아버지는 지혜롭고, 호기심이 가득했고, 언제나 열정적인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친절하고 너그러우며, 정직하고 원칙을 중시하는 분이셨어요. 제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영원히 살 거라고 농담하시곤 했었지요. 우리 모두는 아버지께서 더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해 주시길 바랐습니다. 그나마 아버지께서 마지막까지도 강건하게 온전한 삶을 누리고 가셨다는 것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됩니다. 아버지께서는 올해 초 윈저 성에서 ‘CBE 작위’를 받으셨고, 이것을 정말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얼마 전 볼로냐 도서전에서 열렸던 ‘어스본 창립 50주년 파티’에서 오랜 지인, 출판 관계자들과의 시간을 진심으로 즐기셨지요. 최근에 한 소설의 출간을 결정했다고 매우 기뻐하시면서요.
아버지께서는 생애 마지막 날인 어제, 미국 하퍼 콜린스 출판사와 하루 종일 회의를 하셨습니다. 늘 그렇듯 열정적으로 임하셨지요. 아버지는 회사에 출근하는 걸 정말 좋아하셨고, 매일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셨어요. 항상 당신이 원하는 대로 적극적인 삶을 살아오셨습니다. 아버지는 입버릇처럼 ‘은퇴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고 말씀하시며, 당신은 은퇴하지 않고 일할 수 있어 기쁘다고 하셨지요.
아버지께서는 어스본의 모든 직원들을 정말로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어스본의 많은 직원들이 오랜 기간 아버지와 함께 일했어요. 아버지께서는 어떤 상이나 영예를 수상할 때마다 모두 직원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셨고, 어스본의 모든 책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읽은 애독자가 되어 주셨지요.
아버지는 가족들과 함께 세운 ‘어스본 재단’도 매우 자랑스러워하셨습니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셨으니까요.
어스본 출판사와 모든 직원은 아버지께 상상 이상으로 의미가 깊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어스본 출판사에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큰 영향을 미치셨고, 우리 모두는 그런 아버지의 빈자리를 크게 느낄 것입니다.
다행히 저는 지난 몇 년간 아버지께 어스본 출판사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배웠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 아버지의 유지를 지키고 어스본 출판사를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어스본 출판사가 더 앞으로 나아가기를, 아버지 없이도 더 발전해 나가기를 원하셨을 테니까요.
저의 아버지, 피터 어스본은 ‘어린이책을 50년 간 출판할 수 있다는 건 상상 그 이상의 특권.’이라며 항상 당신이 최고의 삶을 누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니콜라 어스본은 당분간 가족과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피터 어스본, 2015년 어스본 코리아 론칭 당시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